티스토리 툴바

 

 
« 201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동물들은 왜 상처를 핥을까?

생물 | 2010/04/04 01:16 | Posted by 강석하
강아지를 길러보신 분들은 강아지가 상처가 났을 때 상처를 핥는 광경을 한번쯤 보셨을 겁니다. 강아지들은 상처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잘 핥지요. 우리 인간의 입장에서는 침을 바르는 행위가 위생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강아지의 행동을 보면 마치 스스로의 몸이나 상처를 청결하게 하려는 듯 합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다양한 동물들도 상처를 핥으며, 심지어 늑대와 함꼐 생활하는 아저씨도 피부가 찢어졌을 때 상처를 꿰매고 약을 바르는 것보다 늑대들이 핥아주면 더 빨리 상처가 아문다고 주장하더군요.

과연 동물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자신의 상처가 단지 아파서, 상처난 동물에게 친밀감을 표시하기 위해서, 아니면 어떤 효과가 있어서 일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양한 침의 효능 (Amerongen and Veerman, 2002)

침에는 굉장히 많은 종류의 단백질과 펩타이드가 들어있습니다. 펩타이드는 단백질과 비슷하지만 단위가 작은 물질입니다.

생물학을 깊이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대개 단백질을 영양분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단백질은 영양분이기 이전에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기계장치들입니다.

몸 속에서 혹은 세포 안에서 신호를 전달하거나, DNA를 복제하거나, 병원균을 공격하는 일들 뿐만이 아니라 생명현상의 모든 열쇠는 단백질이 쥐고 있습니다. 우리가 단백질을 영양분으로 여기는 이유는 다른 생물의 기계장치를 분해시켜서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기계장치를 만드는 재료나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침 속에 다양한 단백질이나 펩타이드가 들어있다는 말은 침은 단순히 소화를 돕는 일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침 속에는 세균이나 곰팡이를 죽이는 물질,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물질, 상처 회복을 촉진하는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병균을 소독하고 상처를 아물게 하는 기능이 있는 것이지요.

사람의 침에도 이런 성분들이 들어있고 특히 histatin이라는 물질은 소독효과뿐만 아니라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한다고 합니다. histatin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발이 썪어들어가는 경우나 심각한 화상을 입은 경우들에 histatin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침 속에는 아직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 물질들도 많고 서로 다른 종류의 동물마다 침에 포함된 성분도 차이가 있다고 하니 동물들의 침이 신약의 보고가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상처에 침을 바르면 좋을까요?

자기 침을 바르는 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남의 상처에 침을 바르는 건 몇 가지 고민을 해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1. 안 좋은 냄새가 날 수 있다.
2. 모양새가 좋지 않다.
3. 변태로 낙인찍힐 수 있다.
4. 침 속에 포함된 병균이나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침에는 다양한 세균들이 있습니다. 침 속에 세균을 죽이는 물질들이 있지만 거기에 내성을 가지고 우리와 공생을 하는 세균들이지요. 이런 균들은 거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건강상태에 따라서는 여러가지 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들이나 헤르페스 등의 바이러스가 침 속에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침 속의 이런 균들로 인해 상처에 감염이나 염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지는 않겠지만 완전히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우리는 다양한 약을 가지고 있어서 굳이 침을 바르지 않아도 되지만 약을 바로 구할 수 없을 때에는 침을 바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러나 침을 바르는 것보다는 비눗물로 깨끗이 상처를 씻는 편이 소독효과 면에서는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비눗물로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강아지를 기르시는 분들은 강아지가 자기 상처를 핥는다고 해서 걱정하거나 막을 필요는 없습니다. 아마도 상처에 침을 바르는 행동이 나쁜 결과를 초래할 확률이 높았다면 이런 행동은 진화과정에서 사라졌겠지요.

구강 청결상태와 건강에 자신이 있으신 분들은 친구가 다쳐서 상처가 났을 때 "호~~"만 해주지 말고 핥아주세요. 좋은 의도가 항상 좋은 결말을 낳는 건 아니니 결과는 책임 못 집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1세기줄리엣 2010/04/06 03: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해하기 쉽게 정말 잘써주셨네요. 감탄하고 갑니다.

  2. 찻주전자 2010/04/06 2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들려요 ㅎ
    강석하님 갈수록 글도 잘 쓰시고 ㅠ(아 원래 잘쓰셨지만 ㅋㅋ)
    아무튼 좋은 글 읽고갈께요 ㅎ 앞으로도 열심히 업뎃 부탁드려요~

  3. 울트라스마싱 2010/04/13 14: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아는 어떤 분은 화장실에서 마무리하실 때 피를 보아야 직성이 풀린다하더군..
    그럼 그 상처는 어찌해야 하는가~?

  4. ㅁㄴㅇㄹ 2013/08/01 2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아지가 중성화수술을하거나 배쪽을 수술했을때는 깔때기를 씌워주잖아요? 저희집개도 깔때기를씌워주니까 상처가 엄청빨리회복되는데 이론상으로는 핥게놔두면 더빨리회복되야하는게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