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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에서 2,30대를 대상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모집을 해서 신청했습니다.

저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해하고 싶어서 생물학 전공을 선택했고, 그 선택에 보람을 느끼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위대한 과학자가 되어 인류에 보탬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기초과학과 기초의학 분야의 연구에 매진해 왔습니다. 

그러나 점점 우리 대한민국 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 더 시급하고 필요한 역할은 진리탐구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개선해 국민들을 불행과 불안 그리고 절망에서 구해내는 일이 아닌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사람들을 바이러스로부터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분야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제가 하려던 연구결과를 다른 과학자들도 만들어 내거나 저보다 더 빨리 결과를 내놓을 수도 있습니다. 

정치는 다릅니다. 같은 민족이 같은 땅에 살고 있다가 북쪽은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고, 남쪽은 민주주의 정권이 들어선 뒤 불과 두 세대도 지나지 않아 반쪽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축에 들고, 나머지 반쪽은 세계에서 가장 빈곤하고 절망적이고 위험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도 여러가지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정의는 의심받고 자유와 평등은 공허한 문구가 되어버렸고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가 아니라 국가를 위해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닌, 가진자들의 가진자들에 의한 가진자들을 위한 정부로 변질되어가는 모습은 마치 북한을 닮아가는 듯 합니다.

그 결과는 이 슬픈 통계에 핏기 없는 숫자들로 자리 한 켠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10대, 20대, 30대 에서는 1위, 40대, 50대에서는 2위인 사망원인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자살입니다......

대한민국의 위상은 급격히 상승해왔고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국민들은 불행합니다. 전세계에서 자살률이 두 번째로 높고, OECD 국가 중에서는 가장 높습니다.

지금의 취업, 주택, 노후대비 등의 현실적인 고민은 언제 커다란 괴물이 되어 나의 목숨을 집어삼킬지 모릅니다. 경제적인 불안감, 양극화로 인한 박탈감,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의 목숨을 노리는 무서운 역병이 되었습니다.

자살하게 된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겠지만 성인에게서는 경제적인 문제, 학생들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학교폭력이 가장 많이 거론되는 원인입니다.

그러면 입시위주의 교육과 과도한 경쟁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다들 명문대에 들어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명문대에 들어가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명문대를 나와야 원하는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단단하게 결집된 기득권층의 그물망에 끼어들어갈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불안에 떨며 힘들게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가 공정하고 정의롭다면 수능시험날 컨디션이 나빠 시험을 잘 못 치더라도 원하는 학과에 들어가서 열심히해서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학교 이름에서 차별을 받고, 취직을 하더라도 학연때문에 소외당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인 양극화도 심하고 경제력에 따른 차별도 심합니다. 돈이 권력이 되어 모든 것을 주무르고 있습니다.

거대한 금액의 비리를 저지를 사람은 들켜도 무죄가 되거 가벼운 형량을 받습니다. 반대로 소소한 죄를 지은 사람은 엄격하게 댓가를 치릅니다. 버스기사가 요금을 가지고 커피를 사먹으면 해고가 되고, 정의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검찰이나 법관들은 거액의 뇌물을 받아도 '떡값'이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포장하고 대가성이 없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법은 약자를 지키는 방패가 아니라 가진자들의 무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돈과 연줄이 없는 사람은 언제 부당한 불이익을 받을지 몰라 불안하고 억울합니다. 가진자들에게는 깎듯하면서 없어보이면 홀대하는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세태에는 가진자의 부당한 힘에 대한 두려움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기업 친화적인 정책으로 경제를 살려서 살기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해서 국민들이 믿어줬습니다. 부자와 기업에게 세금을 많이 거두면 투자심리가 위축되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해서 양보도 했습니다. 기업이 쓰는 전기세는 원가보다 낮게 손해보며 팔고 일반가정의 전국민을 대상으로 손실을 메꿉니다. 

국민들이 이렇게 양보해주면 대기업은 첨단기술이나 신약개발 등의 고비용 고부가가치 산업에 투자해야 하는데 지금의 행태는 어떤가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창업을 하면 비슷한 것을 따라 만들어 말려죽이고, 이제는 슈퍼, 편의점, 빵장사 까지 해가며 서민들의 밥그릇을 빼앗아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로 만들어 버립니다. 구멍가게 하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는 취직할 데도 없어 이 추운 날에도 폐지를 주워야 합니다.

FTA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주는 대가로 살 길이 막막해진 농민이나 축산민들에 대해서는 알아서 제 살길 찾으라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힘 있는 재벌은 보호하고 힘 없는 서민은 내동댕이치는 부끄러운 나라가 되어버렸습니다.

복지가 형편없어 한 번 실패하면 당장 먹고 입고 잘 걱정을 하며 평생 높은 이자로 불어나는 빚을 갚는 노예로 전락합니다. 부자집 아이는 300만원짜리 패딩을 입는 반면, 가난한 집 대학생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저임금도 제대로 못 받는 아르바이트로 내몰립니다. 누구는 돈 많은 부모 만나서 고액과외를 받고, 해외 어학연수를 다니고, 없는 부모 만난 죄로 아르바이트로 생활비와 등록금을 벌어야 하고 그런 악순환이 되풀이됩니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평등은 투표할 때 각자 한 표 찍는다는 점을 빼고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현실이 이러하니 청년들의 첫째 목표는 안정된 직장을 얻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이상과 도전정신을 펼쳤다가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대한민국의 사회구조 탓에 모두가 안정된 삶을 목표로 합니다. 적성, 꿈, 도전 따위는 현실과 동떨어진 먼나라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의 눈과 귀가 되어주고 감시해야 할 언론은 권력과 자본에 빌붙어 우리의 시야를 가리려 하고 색안경을 씌우려 합니다. 국민이 믿고 맡긴 정치인들조차 서민들보다 용돈을 주는 기업과 재벌을 더 좋아하고 선거철에는 잠깐 서민 위하는 척 연기를 합니다.

이런 부분을 바로잡아 공정한 사회, 복지국가를 만들어야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고, 청년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살려 꿈을 펼칠 수 있게 되어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속의 선진국으로 우뚝 설 것으로 믿습니다. 가장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머리가 좋은 국민들이 있으니까요.

저의 이러한 인식은 기쁘게도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사람에게 투자하는 복지국가를 이루겠다는 민주통합당의 기치와도 일맥상통하고 있어 저는 민주통합당의 청년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도전해보려 합니다.

여기에 더해 오직 저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첫째로, 저는 젊은 과학자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꾸준히 기초의학 및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를 해온 저는 과학정책 개선과 과학기술인에 대한 적절한 처우가 마련되도록 하겠습니다. 과학에 대한 투자가 정치인들의 정치놀음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일관성 있게 추진되도록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유산인 과학의 방법론과 과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현명한 정책결정을 해내겠습니다.

둘째로, 저는 보건의학 관련 연구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보건의료에 대해 국가가 투자하면 미래의 의료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사례들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서 미흡한 부분들을 개선시키겠습니다. 또한 적절한 과학지식의 도움을 받으면 당하지 않을 사기를 당해 잘못된 선택으로 치료시기를 놓치고, 효과없는 물건을 비싸게 구입하는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 선량한 국민들을 지키고 사기꾼이 설 자리를 없애버리겠습니다. 비타민 등의 영양제가 건강에 도움이 안 되거나 오히려 해롭다는 것이 과학계의 중론인데 언론이나 보건복지가족부 어디서도 알리려 하지 않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겠습니다.

셋째로, 저는 종교, 재산, 인맥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교의 해악을 인식하는 무신론자로 부패한 종교계의 만행을 바로잡고 세금을 부과해 종교계의 금전 흐름이 투명하도록 개선시키도록 나설 것입니다. 종교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 벽이 생기고 심지어 종교 문제로 가정이 파괴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는데 저는 종교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보장하여 무분별한 전도 활동을 제한해 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습니다. 저는 가진 재산이 없기 때문에 제가 뇌물을 받아 갑자기 부유한 생활을 하게 되면 쉽게 드러날 것입니다. 내세울만한 친인척도 없습니다. 저는 부당한 도움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습니다. 권력을 갖게 되면 부정한 방법으로 지인들에게 힘을 써주는 짓은 결코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누구라도 부당하고 억울한 피해를 당했다면 그 때는 약자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서겠습니다.

넷째로, 저는 어렵고 복잡한 현상의 핵심을 짚어 쉽게 풀어쓰는 훈련을 해왔습니다. 

과학적 지식과 사고방식을 일반인들이 이해하면 흥미 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저는 예전에 동아사이언스를 통해 과학기사를 쓰기도 했고 2010년부터는 이 블로그를 운영했습니다. 항상 어떻게 하면 어렵고 복잡한 과학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습니다. 국회의원이 된다면 이제 복잡한 정치적 현안들의 본질을 끄집어내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올바른 여론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정치인들의 부조리를 생중계하는 국민의 대표 감시자로 나서겠습니다. 

이 외에도 이야기드리고 싶은 다짐과 각오들이 많고, 언급했던 내용들도 더 자세히 설명드리고 싶지만 앞으로 차근차근 풀어놓도록 하겠습니다. 예전에도 가끔 정치, 사회와 관련된 글들을 쓰기도 했는데 왼쪽의 '신', '인간', '일상'의 카테고리에 들어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대한민국" 카테고리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예전부터 제가 나중에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한결같이 "너는 정치를 할만한 성격이 아니고 연구가 가장 잘 어울린다."라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기존의 부정적인 정치인에 대한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정치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연구자로 성공한 뒤 정치를 할 지, 저술활동으로 명성을 얻은 뒤 정치를 할 지,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쌓아서 정치를 할 지 저에게는 최종적인 목표가 되어왔지만 돈과 인맥이 없어서 가능할 수 있을지 불안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렇게 좋은 기회가 생겨 나서보려고 합니다.

풋내기 국회의원 하나가 무엇을 바꾸겠냐고 합니다. 현실을 모르는 젊은 치기라고 합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일지 모릅니다. 얼마 못 가 나가떨어질지 모릅니다.

그러나 포기하는 순간 가능성은 사라집니다. 무모한 도전이어도 누군가는 나서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나서보려 합니다. 가진 것이라고는 불타오르는 열정과 애끓는 진심 밖에 없지만 저의 진심이 이 땅의 청년들과 온 국민에게 전달된다면 대한민국이 하나가 되어 활활 타오를지 모릅니다. 제 열망의 불씨가 번져나가 더러운 것들은 모두 태워 버리고 희망과 사랑과 행복만이 남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십시오. 






저의 의견에 공감하신다면 댓글을 통해 격려해주시고, 지혜를 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여러사람이 볼 수 있도록 추천해주시면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합리적인 비판도 언제든 환영입니다. 

청년비례대표에 지원하기 위해 올린 동영상은 http://youtu.be/EdRiGDfSd3U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많이 어설퍼서 민망한데 "좋아요"를 눌러주시면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제 프로필은 오른쪽 윗부분에 "프로필"을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글들도 참고하세요.

2012/01/09 - [인간] - 인성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2011/12/29 - [인간] - 뿌리깊은폭력, 학교폭력 근절은 불가능한가
2011/12/01 - [신] - 종교는 인간의 도덕성을 마비시킨다
2011/11/21 - [인간] - 남들이 좋아졌다고 하면 치료가 효과있다는 의미일까?
2011/08/21 - [일상] - 복지는 자본주의의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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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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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양웬리 2012/01/28 1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꼭 꿈을 이뤄주세요

  2. PanicBoy 2012/01/28 2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응원합니다!

  3. 유제황 2012/01/29 0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정성이 돋보입니다. 잘되기를 바랍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대기업들이 소상공인 생업과 관련한 업종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직자에게는 공직윤리가 있고, 노동자에게는 노동윤리가 있듯이, 이는 기업의 윤리와 관련한 문제”라고 발언했다.

편법을 써서 300억대의 재산을 가지고도 2만원 정도의 건강보험료를 내시던 이명박 대통령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도 당황스럽지만 재벌들의 이런 행태에 제동을 걸 생각이 없다는 의미가 담겨있지 않나 싶다. 

스스로가 윤리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을 증명해왔고, 많은 정치인들 또한 '법에만 걸리지 않으면 된다.', '의원직 유지할 정도의 판결만 받으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사는 듯 하다. 

기업의 목표는 이윤 창출이고,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이윤을 위해 움직인다. 있을법 하지도 않지만 어느 한 대기업이 '양심' 때문에 자제한다 하더라도 다른 대기업이 '양심'이 없다면 서민들 밥그릇 빼앗기기는 마찬가지다.

소상공인을 보호하려면 법과 제도를 정비해서 기업의 진출을 차단해야지, "윤리적으로 하자."라는 말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그것도 법을 어기고도 검찰과 법관을 매수하고 교묘히 빠져나가는 재벌들에게.

대통령이라면 대기업의 무분별한 서민 밥그릇 뺏기를 막던지, 길거리로 나앉게 된 서민들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복지를 통해 보호해야하지 않겠는가?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자살률이 2위다. 이런 무책임한 정치가 국민들의 죽음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Posted by 강석하
TAG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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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갈잎노래 2012/01/27 2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기업친화적인 MB가 말년이 다가오니 서민친화적인 쇼를 벌이는군요.

전세계의 인플루엔자 과학자들이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네덜란드의 연구팀과 미국의 연구팀은 각각 고병원성 H5N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논문을 작성해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투고했다. 이들의 연구는 독립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양 쪽 모두 치명적인 인플루엔자 변종을 실험실에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학계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고병원성 H5N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조류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치명적이다. 1997년 처음 발견된 이 바이러스는 2003년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582명의 사람에게 감염된 것이 확인되었으며 이 중 60% 정도에 달하는 343명이 생명을 잃었다. 

이 정도의 치사율은 내가 어린시절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고 지금까지도 제일 끔찍한 바이러스로 기억하고 있는 에볼라바이러스의 치사율과 비슷하며, 역사상 가장 무서운 전염병이었던 천연두보다 두 배가 높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H5N1이 흉폭한 바이러스로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사람에게 전염되는 일이 드물고,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조류와 접촉이 잦은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인플루엔자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H5N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서 신종플루나 계절성 독감처럼 잘 전염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진화할까 염려해왔다. 인플루엔자 감염 시 사람과 가장 유사한 병리를 보이는 페렛이라는 동물을 대상으로 주로 실험하는데 어떤 돌연변이가 페렛에서 전염성을 증가시키는지는 주된 연구과제였다.

위에 언급한 두 연구팀은 페렛에서 신종플루처럼 공기를 통해 전염될 수 있는 고병원성 H5N1을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의 논문을 미국 국립 생물안전성 자문위원회(National Science Advisory Board for Biosecurity)가 인지하고 출판에 제동을 걸었다. 

과학자들은 논문을 쓸 때 다른 연구자들이 자신들의 연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거나 재현할 수 있도록 실험방법을 함께 기록하는데 이 논문들에 대해서 최소한 실험방법이라도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고 논문의 출판사 측에 요구했다. 전 세계 인구의 반 이상을 죽일 수 있는 핵폭탄보다 위험한 생물무기를 만드는 방법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대해 과학자들의 연구활동에 대한 검열이라는 비판, 이 연구결과를 이용해 자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슈퍼 H5N1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과, 여기에 반대하여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생물무기로 탄생할 수 있다는 우려와 여러 실험실에서 반복해서 이 바이러스를 만들어 연구하다보면 유출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혼란 속에 아직 논문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급기야 지난 20일 문제의 핵심이 된 연구자들을 비롯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연구를 선도하는 과학자들 40여명이 이 위험한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일체를 60일간 중지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논의할 시간을 마련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그러나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과학자들이 만든 것과 같은 치명적인 인플루엔자가 자연상태에서 탄생하는 일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숙주를 금방 죽이는 치명적인 병원체는 새로운 숙주에게 전염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한정된 지역에서 유행을 일으킨 뒤 소멸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H5N1이 주로 나타나는 홍콩이나 동남아, 중국 등지에서 치명적인 변종이 나타난다면 항공로를 타고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상상할 수 없는 참혹한 재앙을 일으킬 것이 뻔하다. 

때문에 인플루엔자 연구자들은 언젠가 열리도록 되어 있는 판도라의 상자를 손에 넣고 이를 미리 열어보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지, 그저 열리지 않기만을 기도하는 편이 좋을지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에 처한 꼴이다. 

슈퍼 H5N1 인플루엔자가 어떤 변이로 인해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 이해하면 자연상태에서 발생 위험을 미리 인지하고 차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변종 바이러스를 연구해두면 자연상태에서 변종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단서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이 기술이 나쁜 목적으로 이용될 수도 있고, 실험실에서 유출되어 전세계로 퍼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우리 실험실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모든 종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기 때문에 수년내에 인류는 인플루엔자로부터 완벽한 방어태세를 구축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부른 실험은 오히려 재앙을 재촉하는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

과학자들이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연구를 중단하는 사태는 1970년대 초 서로 다른 종 사이에 유전자를 끼워넣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이후로 처음이다. 이 때는 유전자가 조합된 괴물이 탄생할지 모른다는 우려와 윤리문제로 논란이 이러 연구를 중단했었다. 현재 이 기술은 유전자의 기능을 연구하는데 사용되는 필수적인 기술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고 의약품 생산이나 유전자 조작, 유전자 치료 등에 응용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과거와는 달리 당장 실제적인 위험으로 닥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더 복잡하다. 핵폭탄보다 위험한 이 바이러스를 두고 과학자들이 어떤 현명한 판단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Posted by 강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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